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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무혐의 결정…관련자에 경고

프로야구 퓨처스(2군)리그 ‘타격왕 밀어주기’ 사건을 조사한 KBO 사무국이 의혹 연루자들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19일 발표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7일 KBO 콘퍼런스룸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국군체육부대(상무) 박치왕 감독이 소속팀 선수의 수위타자 타이틀을 위해 KIA 코치진에게 느슨한 수비를 부탁했다는 의혹 제보와 관련해 박 감독과 롯데 김주현의 언행이 KBO 규약에 위반되는지 심의했다. 2군 타격왕 밀어주기 의혹은 KIA 2군 선수단-상무가 격돌한 10월 8∼9일 경기에서 서호철(상무)의 타격왕 등극을 위해 상무 측이 KIA 구단에 수비를 느슨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타격왕을 다투던 롯데 김주현이 KIA 포수에게 ‘안타를 맞지 말아달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도 등장했다. KBO 상벌위는 “상무-KIA의 해당 경기 심판위원, 기록위원, 운영위원이 경기 내용이나 수비 위치 등이 정상적인 경기였다고 진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이 KIA 선수단과 통화한 내용이 전혀 없고, KIA 선수단을 조사한 결과 부정행위로 인정할만한 진술이 없었으며, 현장 CCTV와 경기 영상 자료 등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부정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무혐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치왕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두산 선수에게 농담을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감독으로서 타 구단 선수에게 경기의 공정성을 손상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행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를 근거로 경고처분을 결정했다고 KBO는 설명했다. 또한 ‘김주현이 KIA의 여러 선수와 문자와 전화로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았으나 해당 발언대로 특정 행위가 실행되지 않았고 경기 내용이나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공정성 손상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김주현에게도 경고 처분을 했다. 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1.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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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 벅스턴, 3루타 빠진 ‘힛 포 더 사이클’··· 5안타 맹타

바이런 벅스턴(29·미네소타)이 개인 최다인 5안타를 때려내며 클리블랜드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벅스턴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출전했다. 벅스턴은 이날 5타수 5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0-2 완승의 선봉대장 역할을 했다. 특히 홈런-2루타-안타-내야안타-2루타를 때려내며 3루가 빠진 ‘힛 포 더 사이클’을 기록했다. 벅스턴은 1회 초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클리블랜드 선발 투수 로건 알렌의 93.7마일(150.7km) 포심을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8호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벅스턴은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리스 호스킨스(필라델피아), 라이언 맥마흔(콜로라도)와 MLB 홈런 공동 선수에 올라섰다. 다음 두 타석에서는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프트를 무력화시켰다. 2회 초 1사 2루 상황에서 벅스턴은 2루 베이스 방향으로 바운드되는 타구를 날렸다. 유격수의 정상적인 수비 위치였으면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수비 시프트로 빈 곳이 되면서 타구는 외야까지 흘러갔다. 이 사이 벅스턴은 2루까지 내달렸다. 4회 초 세 번째 타석에서도 빈 곳이었던 우측 내야로 타구를 날려 안타를 기록했다. 6회 초 네 번째 타석에서는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 안타에 이어 도루까지 성공했다. ‘힛 포 더 사이클’에 3루타 하나만 모자랐던 벅스턴은 8회 초 마지막 타석에서 좌측 2루타를 때려내며 종전 개인 한 경기 최다안타(4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벅스턴은 지난 2017년 8월 28일 토론토전에서 3홈런 포함 4안타를 때려낸 바 있다. 벅스턴은 이날 5안타로 4할대 타율을 넘어섰지만 규정 타석 미달로 수위타자 순위에서는 빠져있다. 벅스턴의 시즌 기록은 17경기에서 타율 0.438(64타수 28안타), 8홈런, 14타점, OPS 1.408이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4.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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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S] 오재일에게 물었다던 구자욱, 오재일의 공백을 채웠다

궁금증을 해결한 영향일까. 삼성 구자욱(28)의 타격감이 폭발하고 있다. 구자욱은 올 시즌 초반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19일까지 타율 0.438(48타수 21안타)을 기록해 수위타자다. 장타율(0.771)과 출루율(0.534)을 합한 OPS도 1.305로 애런 알테어(이하 NC·1.162), 양의지(1.143)에 앞선 리그 1위. 득점권 상황에서도 집중력(타율 0.364)을 앞세워 차곡차곡 타점을 쌓고 있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리그 최상위 수준이다. 지난 16일부터 열린 주말 롯데 원정 3연전에선 무려 10타석 연속 출루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구자욱은 지난겨울 고민이 많았다. 2015년 1군 데뷔부터 이어온 4년 연속 3할 타율 기록이 2019년 막을 내렸다. 지난해 2년 만에 3할 타율에 복귀했지만 아쉬움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2019년 대비 타율은 4푼(0.267→0.307)이 올랐지만, 홈런은 15개로 같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타격에 대한 궁금증이 함께 쌓였다. 코칭스태프, 전력분석원 등과 함께 답을 찾았고 특히 왼손 베테랑 오재일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개막 전 구자욱은 "(다른 팀이었을 때 오재일 선배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왼손으로 잘 치는 선배여서 (팀에 합류한 뒤) 야구에 대한 걸 많이 물어봤다. 성격이 유쾌하시고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셔서 후배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된 오재일은 통산 홈런이 147개인 장타자다. 구자욱과 같은 왼손 타자지만 유형은 약간 다르다. 구자욱이 정확도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면 오재일은 힘이 장사다. 한국시리즈만 통산 36경기를 뛰었을 정도로 경험도 풍부하다. 데뷔 후 유독 삼성에 강해 '사자 킬러'로 불렸고 지난해 12월 FA 최대 총액 50억원에 계약하며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부터 한솥밥을 먹게 된 구자욱은 스프링캠프 내내 오재일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던졌다. 장타력을 키우는 데 관심이 큰 구자욱에게 오재일은 이상적인 롤모델에 가까웠다. 그는 "기술적인 걸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평소 의아했던 부분에 대해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대답을 들었던 것 같다. 저 형은 저렇게 쳐서 잘 치는구나, 저런 생각으로 치는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공교롭게도 오재일은 재활 치료 중이다. 3월 말 옆구리 복사근 근육이 찢어져 5주 진단을 받았다.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고 아직 '삼성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삼성으로선 큰돈 주고 영입한 오재일의 공백이 뼈아플 수 있었다. 그러나 구자욱이 맹활약하면서 오재일의 몫까지 해내고 있다. 무려 7할대 장타율을 유지하며 공격을 선봉에서 이끈다.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스윙을 힘으로만 돌리지 않는다. 굉장히 가볍고 샤프하게 돌아간다.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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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최고타자상, 최형우 선두…김현수·양의지도 맹추격

이름값과 몸값을 증명한 KBO리그 대표 타자들이 최고타자상 경쟁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0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오는 8일 오전 11시 서울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KBO리그의 간판 타자들이 경쟁하는 최고타자상 후보 중 선두주자는 KIA 베테랑 최형우(38)다. 올 시즌 출전한 140경기에서 그는 타율 0.354(522타수 185안타)·28홈런·115타점·출루율 0.433·장타율 0.590을 기록했다. 타율 1위에 오르며 2020시즌 수위타자가 됐다. 출루율 부문에서는 2위, 최다 안타와 타점은 각각 4위에 올랐다. 타격 5개 부문 5걸에 이름을 올렸다. 최형우의 방망이는 시즌 후반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8월까지 출전한 90경기에서는 타율 0.333·12홈런을 기록했다. 타율은 6위, 홈런은 23위였다. 그러나 9~10월 치른 50경기에서 타율 0.391·16홈런을 몰아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10월 타점 생산 페이스도 탁월했다. 26경기에서 32타점을 기록했다. 타점 없는 경기가 두 번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소속팀 4번 타자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 최형우는 리그 수위타자 경쟁도 주도했다. 9월까지 타율 0.344를 기록하며 5위권밖에 있었지만, 10월에만 타율 0.400을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하나둘 추월했다. 10월 셋째 주까지는 멜 로하스 주니어(KT), 손아섭(롯데)에게 리드를 내줬다. 그러나 잔여 경기 일정을 소화한 10월 4~5주 차 9경기에서 타율 0.500(30타수 15안타)를 기록하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개인 두 번째 타격왕에 올랐다. 최형우는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KIA 유니폼을 입고 뛴 네 시즌(2016~20년) 동안 타율 0.335·96홈런·424타점을 남겼다. 같은 기간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 중 타율 3위·타점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FA 모범생답게 계약 마지막 시즌 성적도 뛰어났다. 한국 나이로 최형우는 38세다. 내로라하는 타자들도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며 운동 능력과 기량이 떨어지는 현상) 탓에 내리막길을 걷는 나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콘택트와 파워 모두 전성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는 11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지명타자 부문 유력한 수상 후보다. 개인 통산 6번째 수상을 노린다. 최형우는 "그저 남들보다 늦게 1군에 진입해서 힘이 남아 있는 덕분이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철저한 몸 관리와 프로 의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행보다. 그는 올겨울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LG의 캡틴 김현수(32)도 최고타자상 후보다. 김현수는 올 시즌 출전한 142경기에서 타율 0.331(547타수 181안타)·22홈런·119타점·출루율 0.397·장타율 0.523을 기록했다. 9월까지 리그 타율 경쟁을 앞에서 이끌었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만 홈런 9개를 때리며 탁월한 장타력도 증명했다. 김현수의 경쟁력은 클러치 능력이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무려 0.441(130타수 58안타). 리그 1위 기록이다. 9월 23일 잠실 SK전에서는 주자 2명을 불러들이며 시즌 득점권 타율이 0.514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현수가 타점 부문 3위에 오른 이유다. NC 4번 타자 양의지(33)도 좋은 성적은 남겼다. 올 시즌 타율 0.328·33홈런·124타점·출루율 0.400·장타율 0.603을 기록했다. 타점과 장타율 2위·홈런 5위에 올랐다. 득점권에서 타율 0.425를 기록, 1위 김현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0년 양의지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 보여준 활약이었다. 두산과 치른 KS 6경기에서 타율 0.316·1홈런·3타점을 기록했다. 4차전 결승타, 5차전 쐐기 포를 때려내며 NC의 우승을 이끌었다. '타자' 양의지만으로도 리그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을 수 있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를 맡고 있기에 양의지는 타격 능력은 더 돋보였다. 롯데 손아섭(32)은 타율 2위(0.352)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격 기계'의 면모를 증명했다. NC 나성범(31)은 국내 타자 최다 홈런(34개)을 기록하며 득점(115개) 2위, 장타율(0.596)에 오르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2020.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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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혼재', 2019시즌 유격수

다가올 시즌, 각 구단의 유격수에게는 저마다 다른 지향점이 엿보인다. 키움 김하성(24)의 키워드는 수성이다. 그는 지난해 타율 0.288·20홈런·84타점을 기록했다. 10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유격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비율(0.979)을 기록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득표율 52.4%(183표)를 기록하며 수상자가 됐다. 그는 공수 능력이 두루 뛰어나다. 이미 한국 야구의 유격수 계보를 잇는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메이저 국제 대회가 기다리는 상황. 김하성이 최고 유격수 자리를 지킨다면 대표팀은 젊은 주전 유격수를 얻을 수 있다. 두산 김재호(34)는 탈환을 노린다. 그는 2015~2016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자다. 지난해는 타율(0.311)과 득점(78) 부문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지만, 부상으로 수비기여도가 줄은 탓에 투표에서 2위에 머물렀다. 그의 수비력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다. 3할 이상 기대할 수 있는 타격 능력도 포지션을 감안하면 뛰어나다. 김하성이 패기와 폭발력을 앞세운다면 김재호는 안정감과 관록이 돋보인다. 두 선수의 신구 경쟁은 흥미를 자아낸다. 두산은 주전 포수 양의지가 이적한 탓에 변수를 안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김재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점도 시즌 이후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 KIA 김선빈(30)과 한화 하주석(25)은 재도약이 필요하다. 김선빈은 2017시즌 수위타자다. 타율 0.370를 기록했다. 장타율(0.477)과 출루율(0.420)도 높았다. 골든글러브도 그의 차지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개인 기록이 크게 떨어졌다. 타율은 0.295, 다른 두 지표도 3할대에 그쳤다.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전년 대비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김선빈은 현재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며 7kg 감량에 성공했다. 타격과 주루뿐 아니라 수비 범위까지 좋아질 전망이다. 고질적으로 안 좋은 발목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KIA는 투수진에 이탈이 많다. 야수진에서 보완해야 한다. 김선빈의 도약이 필요하다. 하주석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 가운데 세 번째로 낮은 타율(0.254)을 기록했다. 수비보다 공격 잠재력이 더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았기에 우려도 컸다. 하 선수는 지난 시즌의 부진을 반성하고 다부진 각오로 이번 캠프를 준비했다. 하체 강화를 시도했고, 교정된 타격 자세를 익히고 있다. 사령탑도 그의 의욕을 높이 샀다. 암흑기를 벗어난 한화에 젊은 선수의 성장은 필수다. 하주석은 세대교체의 대표 선수다. 2019시즌에는 반등이 필요하다. 경쟁이 화두인 팀도 있다. 삼성은 터줏대감이자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선수인 김상수(29)와 해외 리그 유턴파이자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 이학주(29)가 경합 중이다.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두 선수는 현재 진행 중인 캠프 평가전에서 두루 자리를 맡으며 기량을 점검받고 있다. 이미 경쟁 시너지도 있다는 평가다. kt도 마찬가지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심우준(24)과 타격 능력이 좋은 오태곤(28)이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NC와 SK도 최적화가 필요하다. NC는 베테랑 손시헌의 수비 경험을 활용하면서 공격력 강화와 세대교체를 노려야 한다. SK도 내야수 강승호가 이번 캠프에서 유격수 훈련을 병행했다. 안정감 확보와 체력 관리를 위한 시도다. 안희수 기자사진=키움 제공 2019.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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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끈 '작은 거인' 김선빈-알투베

호세 알투베(휴스턴)와 김선빈(KIA).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한미 야구를 제패한 이름이다. 신체 조건이 곧 재능으로 인정받는 세계에서 편견을 지워 버렸다. 알투베(27)의 키는 5피트 6인치(167.6cm). 육안으로는 더 작아 보인다. 당연히 의심의 눈초리부터 받았다. 휴스턴의 트라이아웃에서도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계약금도 1만5000달러에 불과했다. 실력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2009년 루키리그에서 타율 0.324·21도루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1년엔 싱글 A에서 0.408, 더블 A에서 0.361를 기록했다. 리빌딩 체제에 돌입한 휴스턴은 내부 발굴에 주력했다. 그리고 트리플 A에서 1경기도 뛰지 않은 알투베를 빅리그에 콜업했다. 풀타임 2년 차던 2012년 타율 0.290·33도루를 기록하며 주전을 꿰찼다. 해마다 성장했다. 2014년 타율 0.341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도루왕(56개)과 최다 안타(225개)도 그의 차지였다. 지난해와 올해도 타격왕을 거머쥐었다. 장타력도 향상됐다. 최근 2년(2016~2017시즌) 연속 24홈런을 기록했다. 5피트 6인치 이하의 키로 20홈런 이상을 때려 낸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타순은 1, 2번에서 3번으로 올라갔다. 타선에 기둥이 생긴 휴스턴은 젊은 선수들까지 전력에 힘을 보태며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팀으로 진화했다. 알투베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타점(14개)과 홈런(7개) 모두 팀 내 최다 기록을 남겼다. 월드시리즈에선 타율 0.194에 그쳤다. 하지만 2차전 연장 10회에 균형을 깨는 솔로포, 5차전에선 4-7로 뒤진 5회 동점 스리런포를 치며 중요한 순간에 대들보 역할을 해냈다. KBO 리그엔 김선빈(28)이 있다. 그의 키는 165cm. 등록선수 가운데 삼성 김성윤(163cm)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키다. 하지만 올 시즌 리그 타율 순위는 가장 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0.370를 기록했다.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 이후 23년 만에 유격수가 수위타자에 올랐다. 김선빈은 2008년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 지명받았다. 화순고 시절에 에이스와 4번 타자를 도맡았지만 작은 키 탓에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했다. 그러나 투지 넘치는 수비력은 인정받았다. 데뷔 첫해 입단 동기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이내 주전으로 도약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엔 타격 능력도 일취월장했다. 웨이트트레이닝에 매진해 하체 근력을 강화했고 상체와 하체 모두 구부리는 특유의 타격 자세를 완성시켰다. 김선빈은 "변화구 대처가 나아졌고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KIA는 리그에서 가장 강한 9번 타자를 보유했다. 타선엔 빈틈이 없어졌다. 알투베와 김선빈 모두 "작은 키가 야구 할 때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냐"는 진부한 질문에 손사래를 친다. 주어진 조건에서 자신만의 야구를 개척했다. 한미 야구팬들은 실력뿐 아니라 매력까지 있는 선수를 보고 있다. 신체 조건 탓에 좌절하는 야구 꿈나무에 희망이 되는 존재다. 안희수 기자 2017.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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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키스톤콤비, V11 '시작과 끝'

KIA 통합우승은 전력 손실을 감수하고 미래를 준비한 결과다. 각 구단은 선수의 군 입대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당장 자리는 없지만 잠재력이 있는 선수는 저연차에 입대를 독려한다. 특정 포지션이 한꺼번에 빠지지 않도록 순차를 정하기도 한다. 고민되는 선택도 있다.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꿰찬 선수다. 공백으로 생기는 전력 저하를 막기 위해 입대 시점을 늦추기도 한다. 그 타이밍을 놓쳐 팀과 선수 모두 난처해지기도 한다. KIA는 2014시즌 종료 뒤 유격수 김선빈과 2루수 안치홍이 모두 군 입대를 했다. 안치홍은 경찰야구단, 김선빈은 상무야구단으로 향했다. 두 선수 모두 보장되지 않은 병역 혜택에 기대지 않으려 했다. KIA는 2년(2013-2014시즌) 연속 8위에 머물렀다. 비난의 목소리는 커졌다. 하지만 구단은 선수의 의사를 존중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의 리빌딩을 준비했다. 이 선택은 2017시즌 통합 우승의 발판이 된다. 김기태 감독은 주전 키스톤콤비 없이 부임 첫 해(2015년)을 맞았다. 이후에도 안치홍과 김선빈의 자리를 위협할만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은 의미가 있었다. 김 감독이 팀을 장악하고 운영 방침을 드러낼 수 있던 계기도 됐다. 새 얼굴을 두루 출전시켰다. 기량이 저하된 노장 선수도 기회를 얻었다. '실력만 있으면 기회를 얻는다'는 인식이 커졌다. 김기태 감독의 야구가 녹아든 시간 동안 김선빈과 안치홍도 한층 성숙해진 기량을 갖췄다. 김선빈을 원래 수비 능력이 더 돋보이던 선수였다. 올해는 타율 0.370을 기록하며 리그 수위타자가 됐다. 안치홍도 홈런(21개)과 타점(93개), 득점(95점)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한창 높은 타율을 유지하던 때도 인터뷰를 고사하며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 두 선수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했다. 김선빈은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7를 기록했다. 호수비도 수차례 해냈다. 특히 우승 분수령이던 5차전 7회말에 나온 최주환의 타구 처리는 팀을 구했다. 두산이 7-5,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내야 안타를 내줄 위기를 넘겼다. 그사이 주자가 홈을 밟았지만 KIA는 1점 차를 지켜내며 우승을 했다. 1차전에서 실책을 범하며 패전 빌미가 된 안치홍도 분수령이던 3차전에서 점수 차를 벌리는 2타점 적시타를 치며 6-3 승리를 견인했다. KIA가 막강한 공격력을 갖출 수 있던 것은 최형우의 영입뿐 아니라 돌아온 '예비역 듀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센터라인의 수비력도 강화됐다. KIA는 10구단 가운데 가장 젊고 탄탄한 기량을 갖춘 키스톤콤비를 보유했다. 12번째 우승을 견인할 선봉장이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2017.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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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사나이’ VS ‘수위타자’, KS 키를 쥔 9번 타자

9번 타자는 탄탄한 연결고리가 돼 득점력을 높이는 역할을 기대 받는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KIA와 두산은 유독 기운이 좋은 선수가 자리하고 있다. 두산은 NC와 치른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50득점 했다.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도 좋았지만 하위 타순에 포진한 타자들이 꾸준히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 배터리는 중심 타선을 넘겨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쌓인 피로감이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다. 9번 타자 허경민(27)이 돋보였다. 두산이 5득점 이상 '빅이닝'을 만든 세 번 모두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 가운데 두 번은 후속 타자 민병헌이 홈런와 적시타를 치며 득점으로 이어졌다. 플레이오프 타율은 0.357. 정규시즌 기록한 0.257보다 뛰어난 성적이다. 허경민은 가을만 되면 펄펄 난다. 2015년에는 23안타를 치며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통산 타율 0.392에 이른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더 강했다. 15경기에서 타율 0.413·1홈런·11타점을 기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허경민이 큰 경기에 강하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단기전이다. 주축 타자들을 향한 분석이 치밀하게 이뤄진다. 뜨겁게 타오른 중심 타선도 한 순간에 식을 수 있다. 두산은 지난해도 NC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0회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3-5번은 1안타에 그쳤다. 이때 허경민이 득점 포문을 열었다. 0-0이던 연장 11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NC 마무리투수 임창민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오재일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팽팽하던 경기에 흐름을 바꿨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같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받고 있다. 하위 타선 무게감은 KIA도 뒤지지 않는다. 9번 타순에 리그 수위타자 김선빈(28)이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선수다. 6월 15일 롯데 이대호를 제치고 타격 부문 1위에 오른 뒤 한 번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타율 0.370으로 시즌을 마쳤다. 리드오프는 물론 중심 타선에도 나설 수 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주로 9번 타자로 내세운다. 수비(유격수) 부담을 덜어 주면서도 득점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KIA는 이명기가 리드오프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김선빈은 9번 타순에서 타율 0.373를 기록했다. 9번과 1번 타순이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며 기회를 만들면 장타력이 좋은 김주찬과 로저 버나디나가 해결을 한다. 득점 기회는 최형우와 나지완에게도 이어진다. 득점권에선 0.382로 강하다. 해결 능력까지 갖췄다. 안희수 기자 2017.10.24 06:00
야구

'연속 출루' 김태균, 완벽에 가까운 그의 70경기

'퍼펙트'에 가까운 70경기였다.한화 간판타자 김태균(35)은 지난 16일 고척 넥센전에서 안타를 때려 내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70'까지 늘렸다. 2016년 8월 7일 대전 NC전부터 출전한 경기마다 최소 1번 이상 출루에 성공했다. 스즈키 이치로(현 마이애미)가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시절(1994년 5월 21일~8월 26일) 작성한 69경기를 넘어섰다.메이저리그에선 1949년 테드 윌리엄스가 세운 84경기 기록이 최고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70경기 이상 연속 출루 기록은 그해 윌리엄스와 1941년 조 디마지오(74경기) 두 명뿐이다. 최근 극심한 타고투저인 대만 프로야구에선 린즈셩이 2015~2016년 109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웠다. 2위 기록은 2012년 쟝정웨이의 58경기다.리그 간 격차는 있지만 70경기 출루는 그만큼 어렵다. 144경기인 KBO 리그에서라면 시즌 절반가량 매일 출루했다는 의미다.김태균의 활약은 단순하게 1루를 밟는 데 그치지 않았다. 누구보다 정교한 타격으로 상대 투수를 압박했다. 70경기 연속 출루 기간 동안 타율 0.412(262타수 108안타)를 기록했다. 서건창(넥센 0.364)·양의지(두산 0.363)·윤석민(넥센 0.347) 등을 모두 앞선 타율 1위.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들을 모두 제치고 수위타자에 올랐다.70경기 중 84.3%에 해당하는 59경기에서 최소 1안타 이상을 때려 냈다. 34경기에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3안타 이상을 몰아친 경기도 11번이나 됐다. 70경기 연속 출루를 확정한 16일에는 5회 1사까지 퍼펙트를 이어 가던 넥센 최원태를 상대로 팀 첫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선구안도 대단했다. 삼진(42개)보다 더 많은 볼넷(48개)을 골라냈고, 고의4구는 리그 1위인 5개였다. 타석당 투구 수가 4.14개로 리그 평균 3.88개를 상회했다. 상대 투수를 괴롭혔고, 꼬박꼬박 안타까지 때려 내며 찬스메이커 역할을 해냈다.득점권에선 집중력을 높였다. 김태균은 득점권에서 타율 0.474(78타수 37안타)를 기록해 유한준(kt 0.412)·정근우(한화 0.409)를 큰 폭으로 따돌리고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득점권 장타율(0.731)과 출루율(0.600)을 합한 OPS가 무려 1.331이나 됐다. 상대 투수 유형도 언더핸드를 제외한 오른손 투수(타율 0.433)와 왼손 투수(타율 0.510)를 만났을 때 모두 강점을 보였다. 사실상 약점이 없는 타격으로 70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그 결과 전 경기에 모두 출루하는 기록을 남겼다.한화는 김태균이 출전한 70경기에서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했다. 2008년 이후 한화는 단 한 번도 5할 승률을 넘어서지 못했다. 김태균이 한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 주는 수치다. 정작 김태균은 담담하다. 그는 넥센전이 끝난 후 "송광민과 로사리오 같은 좋은 타자가 앞에 있기 때문에 나에게 승부가 들어와 출루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그래 왔지만 개인적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출루를 통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배중현 기자 2017.05.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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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야큐]일본 야구계와 선거 출마

원래 5월은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운 달이다. 야구장을 찾는 입장객도 가장 많다.하지만 올해는 조기 대선으로 정치 바람이 거세다. 프로야구단 유니폼을 입은 대선 후보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유력 대선 후보 두 명이 독립 구단 고양 원더스를 찾은 적이 있다. 정치에 도전했던 야구인도 있었다.1991년, 당시 31년 만에 부활한 지방선거에서 프로야구 스타 고(故) 최동원이 부산직할시 시의원 후보에 출마했다. 득표율 37.8%로 낙선했지만 선전이었다. 최동원은 야당 소속에 출마지인 서구는 부산에서도 소문난 보수 지역이었다.최동원과 같은 사례가 일본에는 많다. 야구와 정치는 자주 손을 잡았다. 정치인은 유권자의 표를, 야구인은 야구팬의 관심을 먹고산다는 데에서 공통점이 있다. 야구팬은 또한 유권자기도 하다. 하지만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대표적 인물은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전설적 감독 고바 다케시다. 그는 히로시마(1975~1985년)와 다이요 웨일스(1987~1988년)에서 14년간 감독을 지내며 리그 우승 4회, 일본시리즈 우승 3회를 달성했다. 특히 1984년 일본시리즈는 히로시마의 마지막 우승으로 남아 있다.그는 2003년 히로시마 시장, 2004년 참의원 통상선거 비례대표로 출마했다가 모두 낙선했다. 히로시마 시장 선거에서는 5만7984표를 얻으며 3위에 그쳤다. 당선자인 아키바 다다토시가 18만 표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다. 야구 인기와 정치 인기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 또 고바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선거캠프 사무총장이 거짓 비방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진 것. 다음해 비례대표 출마 때에는 자민당 득표율이 30.03%나 됐음에도 순번이 오지 않아 낙선했다.당시 고바는 “선거는 야구처럼 되지가 않았다”는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이어 “히로시마를 위해 야구 이상의 것을 하고 싶었지만 감독보다 어렵지 않았을까”라며 애써 웃는 모습을 보였다. 히로시마의 오랜 팬이자 유학파 출신인 다카기 히데토(62)씨는 “일본의 정치적 무관심은 심각하지만 투표를 하러 가는 사람들은 각각의 생각이 있다”며 “고바 감독이 시장의 무게감을 짊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고 당시 선거 분위기를 말했다.고바 외에 프로야구 수위타자(1982년) 출신 나가사키 게이이치, 통산(1959~1976년) 2057안타의 에토 신이치는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낙선 결과를 얻었다. 현역 시절 대단한 인기를 누렸지만, 선거에서는 맥을 못 춘 것이다. 보통 비례대표 투표는 '전략적 선택'을 한다.프로야구 출신 후보들이 낙선하는 이유를 익명을 요구한 현직 참의원 사무실 비서관에게 들었다. 일본 정계는 프로야구 출신 후보의 입지를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스포츠나 예체능계 출신 후보는 팬층으로부터 가져오는 예상 득표가 있다. 인기 있는 프로야구 출신이라면 당선권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잘 안 되더라”고 말했다.2007년 SK 와이번스 2군 투수 인스트럭터였던 고바야시 시게루는 1995년 '상쾌한 당' 비례 1번으로 나선 적이 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감독 가와카미 데쓰하루가 주축이 돼 만든 정당이다. 하지만 당 자체가 지지율 1%가 되지 않았다. 고바야시는 뒷날 "선거 이후 빚더미에 앉았다"고 말한 바 있다.2015년까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감독을 지냈던 나카하타 기요시는 선거에서 매우 '계산적'이었다. 나카하타는 2010년 참의원선거에서 소설가 출신인 이시하라 신타로 당시 도쿄 도지사로부터 출마 요청을 받았다. 요청을 받은 나카하타가 가장 처음 찾은 곳은 요미우리 신문사였다. 요미우리는 자기 구단 출신이 아니면 감독이 될 수 없는 '골품제'로 악명이 높다. 나카하타 역시 '진골 교진맨'으로 감독 하마평에 종종 오르던 인물이다.신문사 고위층과 나가시마 시게오 명예 종신감독 등을 만난 나카하타는 자신의 감독 발탁 가능성을 타진했다. '가능성이 없다'는 걸 확인한 나카하타는 미련 없이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나카하타는 비례대표 후보로 11만여 표를 얻었지만 역시나 순번이 오지 않아 낙선 결과를 받아들였다.편견을 깨고 당선된 이들도 있다. 한신 타이거스 출신 에모토 다케노리, 요미우리 전 감독 호리우치 쓰네오, 긴테쓰 버팔로스 타자 출신 이시이 히로오 등이다. 호리우치는 비례, 이시이는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아베 신조 총리는 대정부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호리우치가 질문을 위해 단상으로 올라오자 “야쿠르트 스왈로스 팬으로서 호리우치 의원이 등판하는 날은 싫었습니다”라며 농을 나누기도 했다. 이시이는 자위대의 전쟁 참여가 가능한 평화헌법 개정, 언론 제재 찬성 등 정치인으로는 우익 행보을 하고 있다.야구가 의원이나 선거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민주당 중의원 의원인 시나 다케시는 “프로야구 출신이라는 점으로 어필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학창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한 뒤 명문대를 나와, 좋은 직장에 다닌 코스가 좋다”고 했다. 시나 의원은 초중고 야구를 경험한 뒤 도쿄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끈기, 팀을 생각하는 마음, 동료들에 대한 배려 등 야구의 좋은 이미지가 정치인의 신뢰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나 의원 외에도 학생 야구 출신임을 강조하는 의원들이 여러 명 있다.일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도요타 야스미쓰는 생전에 야구 선수 출신의 선거 출마나 사회 참여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야구계에서 국회에 사람을 몇 명 보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사회는 프로야구의 승패보다 중요한 일들이 많이 있다. 안타깝지만 야구는 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요소가 아니다. 있으면 좋은 정도?” 도쿄=서영원(프리랜서 라이터) 2017.05.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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